비 오는 날, 우산 대신 설렘을 들고 찾은 광주웨딩박람회 이야기

  • by

광주웨딩박람회 일정 및 혜택 총정리

아침부터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렸다. 심드렁하게 커튼을 걷다 말고, 문득 오늘이 박람회 날이라는 사실이 번개처럼 스쳐 갔다. ‘아차, 또 늦겠다.’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나는 허둥지둥 빗길을 걸어 김밥 반 토막을 삼키며, 마음속으론 이미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첫 결혼… 아니, 첫 박람회 방문이니 실수해도 괜찮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전시홀 문턱을 넘었을 때, 따뜻한 조명 아래 반짝이는 웨딩드레스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영화 같은 순간!

장점·활용법·꿀팁

1. 한눈에 쏙, 실속 혜택 모아보기

광주 시내 웬만한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업체가 다 모여 있다 보니 한 부스에서 상담 받고, 바로 옆에서 견적 비교가 가능했다. 나처럼 수학 포기자에게는 복잡한 표보다 눈빛과 이야기가 훨씬 쉬웠다. ‘여기 계약하면 식장 할인, 저기 예약하면 스냅 촬영 서비스!’ 귀를 스치는 말들 사이에서 나는 메모장 대신 스마트폰 메모 기능을 열어 두었다. 그런데, 아뿔싸. 와이파이가 왜 안 잡히는지… 결국 LTE 데이터만 실컷 썼다. 그래도 실속은 챙겼으니 됐다.

2. 체험형 부스, 직접 입어보고 찍어 보고

내 키가 애매해 드레스 핏이 걱정이었는데, 현장에서 미니 피팅존을 운영하고 있었다. ‘마네킹만큼만 나오면 좋으련만.’ 중얼거리며 드레스를 살짝 걸쳐보니, 피팅룸 거울 속의 나는 놀랍게도 꽤 그럴듯했다. 친구가 벌어진 어깨줄을 삐뚤게 잠가 줘서 사진은 엉망이 됐지만, 그 덕에 디자이너에게 내 체형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었다. 반쯤 부끄러운 덕담까지 들었달까. 😅

3. 웨딩 강연 & 미니 콘서트, 휴식 같은 정보

두 시간 넘게 부스를 돌다 보니 다리가 저릿저릿. 마침 ‘허니문 비용 줄이는 법’ 강연이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나는 구명줄처럼 의자를 붙잡고 앉았다. 강연자는 ‘항공권 오픈 시점’ 같은 디테일을 알려 주었다. 몰래 녹음하려다 핸드폰 배터리가 훅 내려가는 바람에 포기했지만, 핵심은 귀에 담았으니 다행. 바로 이어진 어쿠스틱 미니 콘서트까지 듣고 나니, 웨딩 준비도 음악처럼 흘러갈 거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4. 실전 팁, 내 지갑을 지켜 준 소소한 비결

  • 계약 전, 박람회 종료 하루 뒤까지 유효한 혜택인지 반드시 체크! 일부 부스는 당일 한정이라 정신없을수록 놓치기 쉬웠다.
  • 신랑, 신부 각자 체크리스트 작성 후 비교하면 중복 상담 피할 수 있음. 나는 메이크업과 촬영 스튜디오를 동시에 잡으려다 엇박자를 내는 바람에 상담표 두 장을 버렸다.
  • 부스별로 음료·다과가 제공되니 점심을 가볍게 먹고 가는 게 좋다. 난 아메리카노만 네 잔… 밤새 잠이 안 왔다.

단점

1. 정보 과부하와 귀의 피로

솔직히 귀가 울렸다. 할인, 사은품, 한정 수량… 그 말들의 홍수가 나를 삼킬 듯 몰려왔다. 현장 결제 유도 멘트에 마음이 흔들려, 카드 단말기 앞에서 몇 번이나 멈칫. 결국 ‘하객 명단도 안 짜 놨는데, 벌써?’라는 생각에 자리를 떴다. 정신 재정비용으로 아이스크림 두 통을 사 버렸으니, 소비는 소비대로!

2. 인기 부스는 줄 서기 전쟁

특정 드레스 브랜드 부스 앞에서 40분을 서 있었다. 발끝이 저려올 즈음, 직원이 ‘조금만 더’를 외쳤다. 하지만 웨딩슈즈를 미리 산 게 아니니, 편한 운동화를 신었음에도 발이 곤두섰다. 기다림 속에서 얻은 건… 솔직히, 텀블러 하나였다. 그래도 텀블러를 볼 때마다 그날의 땀과 웃음이 떠오르니, 후회라고 말하기엔 애매하다.

3. 지방 교통의 함정

광주 시내라고 해도 대중교통 환승 시간은 만만치 않았다. 빗길에 버스가 지연되고,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결국 친구 차를 불러 탔는데, 주차장 입구에서만 15분이 소요. ‘차라리 처음부터 지하철을 탔으면…’ 하는 자책이 뒤늦게 파도처럼.

FAQ

Q. 박람회에서 계약하면 정말 싸게 하나요?

A. 내 경험상 일부 품목은 확실히 저렴했다. 드레스 샵이 20% 이상 할인해 주는 경우도 있었으니. 다만, 모든 항목이 그런 건 아니다. 체크리스트 없으면 무턱대고 계약하고 후회하기 쉬우니, 나처럼 한숨 푹 자고 다음 날 최종 결정하는 걸 권한다.

Q.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A. 가능은 하지만, 최소 1명의 ‘현실 체크 요원’이 필요하다. 나는 친구와 동행했는데도 견적표를 섞어 버렸다. 혼자라면? 아마 더 정신없었을 듯. 그래도 인생 첫 웨딩 여정이니, 혼자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헤드셋으로 잔잔한 음악까지 준비해 가길 추천!

Q. 박람회 일정은 어디서 확인하죠?

A. 나 역시 일정 정보를 찾다 헤매던 차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광주웨딩박람회 일정을 바로 확인했다. 날짜, 장소, 사전 예약 링크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길 잃을 걱정은 없었다.

Q. 사전 예약 안 하면 입장 못 하나요?

A. 현장 등록도 가능했지만, 사전 예약자는 입장 줄이 따로 있었다. 나는 예약해 놓고도 지갑에서 신분증이 안 나와 허둥댔는데, 그 3초의 민망함 뒤로 긴 대기 줄을 건너뛸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론 성공!

Q. 꼭 비싼 드레스부터 봐야 하나요?

A. 아니다. 가장 설레는 드레스를 마지막에 보는 것도 괜찮다. 나는 초반에 하얀 실크 드레스를 입어 보고, 그다음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와 버렸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 보는 걸 추천. 마음이 차분할 때, 눈이 넓을 때, 선택도 넓다.

끝으로, 오늘 내가 건진 가장 큰 소득은 ‘예비 신부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발에 물집 두 개, 잔머리 잔뜩 풀린 사진 몇 장, 그리고 설렘 한 통. 그것이면 충분했다. 당신도 혹시, 빗속에서 망설이다 돌아설까? 음… 그냥 들어가 보기를. 우산을 접고 나면, 조명 아래 깃들이는 사랑의 실루엣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