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웨딩박람회 꼭 알아야 할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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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가득했던 그 주말, 내가 몸으로 배우고 마음으로 적어 둔 인천웨딩박람회 생존 메모

아직도 귓가에 웅성임이 남아 있다. 풍선들이 천장에 둥둥, 드레스 자락은 살랑, 그리고 내 다이어리엔 볼펜 자국이 잔뜩. 나는 웨딩 준비라는 미지의 숲을 헤매다가, 결국 인천웨딩박람회라는 이정표 앞에 섰다. 솔직히 겁도 났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런 불안과 설렘이 뒤섞인 채, 나는 길치답게 입구도 한참 헤매고 말았다. 하, 첫 단추부터 삐걱. 그래도 걷고 또 걸어, 작은 실수들을 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전시홀로 들어섰다.

장점·활용법·그리고 내가 놓치지 않으려 했던 꿀팁들

1. 한눈에 들어오는 올인원 정보, 그러나 내 눈은 바빴다

수십 개 부스가 나를 불러 세웠다. 드레스, 메이크업, 스냅 촬영, 예물까지, 고개만 돌려도 정보가 쏟아졌지만
나는 ‘우와’ 하고 감탄만 할 순 없었다. 가장 먼저 예산표를 휴대폰 메모장에 띄워놓고
상담 때마다 즉석으로 기입.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나중에 집에 와서 비교 분석할 때
그 몇 초의 기록이 큰 차이를 냈다.

2. 발품 대신 “걸음 품”으로 얻어낸 특별 혜택

웨딩박람회는 할인 폭이 크다더니, 진짜였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소위 S·D·M) 묶음 패키지가
행사장 한가운데서 깜짝 특가로 뜨는데, 소량 한정이라서 사람들 숨이 거칠어지는 게 느껴지는 정도.
나는 평소 소심한 성격이라 망설였지만, ‘놓치면 후회한다’는 직감에 손을 번쩍 들고 예약서를 작성했다.
그 짧은 결단 끝에, 원래 견적보다 80만 원을 아낀 건 비밀 아닌 비밀 😊

3. 쉬어 가며 메모, 메모, 또 메모… 아니면 기억은 사라진다

웨딩홀 홀이 그렇게 넓을 줄은 몰랐다. 두세 바퀴 돌다 보니 다리가 후들.
그래서 중간중간 카페존을 휴식처 삼아 앉아 있었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상담표를 들여다보며 음… 이 업체, 저 패키지, 마음속 별점을 매겼다.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도, 하루 지나면 이름조차 희미해진다.
지금 내 다이어리엔 그때의 별점과 별 땀자국까지 고스란히 묻어 있다.

단점, 혹은 고백하고 싶은 삐걱거림들

1. 욕심이 과하면 집중력이 산산이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마음은 분주한데,
시간은 모래알처럼 빠르게 빠져나갔다.
결국 중요한 드레스 피팅을 놓쳐버렸다.
아직도 살짝 마음에 남는다.
독자님도 마음속 우선순위, 꼭 그림처럼 그려 두고 가길.

2. 과잉 정보 후유증

밤이 되니 머리가 지끈.
세일, 사은품, 한정 혜택… 어느 순간부터 숫자들이 뒤섞여 춤을 췄다.
나는 결국 씻지도 않고 노트북을 켜
침대 위에서 업체 홈페이지들을 다시 찾았다.
덕분에 다음 날 아침, 다크서클이 웨딩드레스 트레인만큼 길어졌다.

3. 예비신랑의 의자병

같이 간 예비신랑은 두 시간 만에 체력이 방전됐다.
“나 잠깐만 앉을게…” 그가 쉼터 의자에 붙어버리는 바람에,
이후 상담은 내가 홀로 내달렸다.
체력 배분도 웨딩 준비의 일부라는 걸, 그날 뼈저리게 깨달음.

FAQ, 내게도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

Q. 꼭 아침 일찍 가야 하나요?

A. 진심으로 추천. 오전 10시 문 열자마자 들어가면
상담 대기 줄이 짧다. 나는 11시에 도착해 30분을 허비했다.
‘일찍 갈 걸…’ 중얼거림이 아직 귓가에 남음.

Q. 무료 사은품, 진짜 쓸모 있나요?

A. 케이스 바이 케이스. 나는 보습 크림 세트를 얻어
장모님께 드렸는데 큰 점수 땄다.
하지만 다이어트 건강식품은 유통기한 임박이라 냉장고에서
눈치 보며 시들어 버렸다. 판단은 신중히.

Q. 현장 결제, 불안하지 않았나요?

A. 카드 단말기 앞에서 손이 떨렸다.
계약서를 꼼꼼히 사진 찍고, 특별 조건을 메모장에 적었다.
그리고 담당자 명함을 모아, 집에 와서 단톡방에 공유.
그 과정을 거치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Q. 드레스를 못 입어 봤으면 실패 아닌가요?

A. 나도 그랬다. 하지만 박람회장에 드레스 샘플은 일종의 맛보기.
실 피팅은 본식 업체 방문 시 한 번 더 진행한다.
그러니 너무 낙담 말길. 다만 원하는 실루엣 사진은
미리 캡처해 가면 다음 상담이 훨씬 수월하다.

Q. 예비신랑 체력은 어떻게 챙기죠?

A. 간단했다. 초코바 두 개와 물 한 병.
그리고 “딱 세 부스만 더!”라며 목표를 작게 끊어 주니
그는 다시 일어섰다. 어쩌면 달콤한 보상은 사랑보다
초코의 힘일지도? (농담 반 진담 반)